한눈에 보기

  • 구석에 갇히거나 밤낮이 바뀌는 것은 강아지 치매 증상이다.
  • 뇌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방향감각과 인지 능력을 잃는다.
  • 15세 이상 반려견이 이상 행동을 보이면 진료를 받는다.

핵심 답

신사동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반려견이 구석에 갇혀 나오지 못하거나 밤낮이 바뀌는 것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다. 뇌에 단백질이 축적되어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인지기능장애 증후군이다.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발생 원리가 같다. 나이가 들면서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원인이다. 신경세포가 죽고 뇌 피질이 위축되면서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소형견 기준으로 15살이 넘으면 압구정 동물병원 진료 환자의 절반 가까이 이 질환을 겪는다. 자연스러운 늙음으로 여겨 실제 진단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2퍼센트 대다. 인지기능장애는 질환이므로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전 상태로 되돌리지는 못하지만 약물과 환경 조절로 병의 진행을 늦춘다.

인지기능장애는 다섯 가지 대표 증상이 있다. 영어 앞 글자를 따서 디샤라고 부른다. 방향감각 상실, 상호작용 변화, 수면 주기 변화, 실내 배뇨 실수 등이다. 벽에 갇혀 돌아 나오지 못하거나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것이 흔한 사례다. 평소 잘 가리던 대소변을 실수하거나 보호자에게 갑자기 집착하는 행동도 포함된다.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로 다른 기저질환이 없는지 먼저 살핀다. 이후 행동 설문지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 정도를 수치로 평가한다.

구석에 갇혀 못 나오는 15살 반려견, 노화가 아니다
사진: 수의사 이태호 유튜브 캡처

원장 설명

시그니처동물의료센터 이태호 원장은 유튜브 채널 '수의사 이태호'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이제 방향감각 소실이죠"라고 말했다. 이는 신사동 동물병원 진료실에서도 자주 확인되듯 구석에서 뒤로 돌아 나오지 못하는 행동이 치매의 대표 증상이라는 의미다. 시야가 좁아지고 공간 인지 능력이 떨어져 익숙한 집 안에서도 길을 잃는다.

이 원장은 "나이가 들어서 노화의 일종이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상 행동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해 초기 진단을 놓치기 쉽다는 뜻이다. 노화와 질환의 증상이 겹쳐 보여 오해를 부르기 쉽다. 비뇨기계 감염이나 결석 때문에 배뇨 실수를 하기도 해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이어 "그러니까 한 절반 정도는 인지기능 장애를 겪는 거죠"라고 밝혔다. 고령의 반려견에게 흔한 질환이므로 평소 행동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이상 행동이 보이면 다른 질환 유무를 살핀 뒤 설문지로 주기적인 점검을 거친다.

구석에 갇혀 못 나오는 15살 반려견, 노화가 아니다
사진: 수의사 이태호 유튜브 캡처

오해와 사실

Q. 치매에 걸리면 주인을 전혀 못 알아보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보호자에게 심하게 의존하거나 반대로 무관심해지는 등 상호작용 방식이 변한다. 알아봤다가 못 알아보는 상태가 반복되기도 한다.

Q. 실내에서 대소변을 못 가리는 것도 괄약근 문제인가.

많은 보호자가 신사동 동물병원에 문의하는 치매로 인한 배변 실수는 괄약근 기능 저하와 다르다. 뇌 기능이 떨어져 배변 장소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질환이 원인이므로 훈육으로 고치지 못한다. 기저귀를 쓴다면 피부염이 생기지 않게 자주 교체해야 한다.

Q. 치매로 진단받으면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나.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지만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물이 있다. 후각 활동과 가벼운 산책으로 뇌를 자극하면 도움이 된다. 모서리가 없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활동 반경을 제한하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인다.

이럴 땐 동물병원으로

  • 구석에 들어가서 뒤로 돌아 나오지 못한다
  • 낮에 계속 자고 밤에 깨어 배회한다
  • 보호자에게 갑자기 집착하거나 무관심해진다
  • 평소 잘 가리던 실내 배변 장소를 찾지 못한다
  •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